[스크랩] 연등놀이
연등놀이 / 엘튼정
내 그동안 정성이 부족해 그런가 싶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애 쫌 하게 해 달라꼬 치성드리러
절에 가가
백팔 배를 하고 있는데
앞에서 절하고 있는 처자가
절을 할 때마다
바지가 내려오면서
허여멀건 응댕이를
반쯤 까발려 내어 놓능기라
내 응큼지심이 발동하다 보이까
눈이 자꾸 그리로 가다가
옆에서 절하던 보살님하고
눈이 따악 마주칭기라
그래 머쓱해 가
뒤를 돌아보는데
하이고 마
여긴 절을 할 때마다
골짜기를 다 드러내 보이능기라
내 눈알을 굴려 가매
앞을 봤다가
뒤를 봤다가 하다 보이
백팔번뇌를 벗어버릴라꼬 왔는데
천팔번뇌를 안꼬 가게 생겼능기라
그래 마 백팔 배는 하는 둥 마는 둥
앞에 처자 엉덩이하고
뒤에 처자 골짜기만 쳐다보며
황홀함에 빠져 멍하니 있는데
보다 못한 보살님이
가시나한테 가서 소곤소곤하니까
가시나가 갑자기 돌아서더니
내 귀퉁배기를 올려 붙이능기라
졸지에 얻어터지고
나와서
억울해하고 있는데
가스나가 내한테 다가오더니
가만 생각해보니
고무줄 느슨한 옷을 입고 온
자기가 잘못인 거 같다꼬
미안하다 카능기라
그래 화를 풀고 자세히 보니
얼굴이 미스코리아 잉기라
올해 내 사주에 횡재수가 있다 카더니
바로 야가 내 횡재수에 들어있구나
생각이 들어가
작업을 걸어
드디어 넘어올라 카는 순간
뒤에서 절을 하던 가시나가 지나가는데
몸매가 미스코리아 잉기라
내 갑자기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매
야가 횡재수인지
쟈가 횡재수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까마귀가 까악까악 하더니
멀건 똥을 싸는데
똥이 내 옷에 튀면서
부처님 얼굴을 그려놓고 가능기라
에고 나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