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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드러움의 힘" 설해목 (雪害木)

heatingkim 2019. 1. 16. 11:59


 

♣ "부드러움의 힘" 설해목 (雪害木) ♣ 
               

해가 저문 어느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 앞에 
 더벅머리 학생이 하나 찾아왔다. 
아버지가 써 준 편지를 꺼내면서 
 그는 사뭇 불안한 표정이었다.
사연인즉, 이 망나니를 학교에서고 
 집에서고 더 이상 손댈 수 없으니, 
스님이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노승과 그의 아버지는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편지를 보고 난 노승은 아무런 말도 없이
 몸소 후원에 나가 늦은 저녁을 지어 왔다. 
저녁을 먹인 뒤 발을 씻으라고 
 대야에 가득 더운 물을 떠다 주었다. 
이때 더벅머리의 눈에서는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아까부터 훈계가 있으리라 
 은근히 기다려지기까지 했지만 
 스님은 한 마디 말도 없이
 시중만을 들어 주는데에 크게 감동한 것이다. 
훈계라면 진저리가 났을 것이다. 
그에게는 백천 마디 좋은 말보다는, 
다사로운 손길이 그리웠던 것이다.
이제는 가고 안 계신 한 노사(老師)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내게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노사의 모습이다.
산에서 살아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 들이 많이 꺾이게 된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가볍고 하얀 눈에 꺾이고 마는 것이다.
깊은 밤, 
이 골짝 저 골짝에서 
 나무들이 꺾이는 메아리가 울려 올 때, 
우리들은 깊은 잠을 이룰 수 없다. 
정정한 나무들이 부드러운 것 
 앞에서 넘어지는 그 의미 때문 일까. 
산은 한겨울이 지나면 앓고 난 얼굴처럼 수척하다.
사밧티의 온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살인귀 앙굴리말라를 귀의시킨 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자비였다. 
아무리 흉악무도한 살인귀라 할지라 도 차별없는 
 훈훈한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 법정 스님의 글중에서 -
<Html by 김현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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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동산에 올라 ♬
 내놀던 옛동산에 /오늘 와 다시서니 
 산천의구란 말 / 옛시인의 허사로고 
 예 섰던 그 큰 소나무 /베어지고 없구려 
 지팡이 던져 짚고 / 산기슭 돌아서니 
 어느 해 풍우엔지 / 사태져 무너지고 
 그 흙에 새솔이 나서 /키를 재려하는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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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김현피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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