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소리

[스크랩] 물 에어컨

heatingkim 2011. 12. 14. 15:36
[과학]물 에어컨’ 나온다
[Economist 2003-11-24 17:03]
땡볕이 내리쬐는 사막에서 얼음같이 시원한 물을 먹을 수 있을까? 물론 냉장고가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전기도 없고 현대식 냉장고도 없다면? 그래도 가능하다.

유약을 바르지 않은 토기에 물을 담아놓으면 항아리 밖으로 스며 나온 물이 건조한 공기 속에서 마르면서 항아리 내부의 열을 빼앗아 간다. 항아리 속의 물이 차가워지는 것이다. 사막이 건조할수록, 물이 빨리 마를수록 이 항아리는 효과가 좋은 원시 냉장고가 된다.

현대 기술은 이런 원리를 이용해 에어컨을 만든다. 물로 작동하는 에어컨인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열유동제어연구센터 이대영 박사는 최근 건조한 사막이 아닌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에 고온다습한 곳에서도 쓸 수 있는 ‘물 에어컨’을 개발했다.

일반 에어컨처럼 냉매를 압축하는 압축기도, 실외기도 필요없는 물로 작동하는 에어컨이다. 현재 상품화가 진행되고 있어 내년쯤이면 물 에어컨을 전자상가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기본 원리는 이렇다.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여름철 방안의 공기를 제습장치에 통과시킨다. 그러면 공기는 아주 건조해지지만 온도는 그대로다. 이때 공기가 지나는 관 위에 물을 뿌리면 물이 증발하면서 관 속 공기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제습장치는 말려야 다시 사용할 수 있으므로 회전하는 원판으로 만들어져 있다.

원판의 반은 항상 제습에 사용되며, 나머지 반쪽은 반대편에서 열에 의해 마른다. 제습에 사용하는 물질은 ‘실리카겔’보다 서너배 흡수력이 뛰어나다. 소독약인 알코올을 피부에 바르면 시원해지는 것은 알콜이 증발하면서 피부의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물 에어컨도 이같은 원리다.

실험에서는 비커에 물을 담은 뒤 제습제를 위에 놓고, 공기를 약간 빼내자 22℃의 물이 1분도 안 돼 얼음으로 변했다. 급속하게 건조되면서 그 증발열이 온도를 영하로 낮춘 것이다.

이대영 박사는 1차로 제습장치가 없는 간단한 구조의 에어컨을 개발했다. 제습은 하지 않고 물의 기화열을 이용해 공기의 온도만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실험용 에어컨의 성능을 시험해 본 결과 4일을 제외하고 여름철 내내(6∼9월까지) 에어컨에서 나오는 공기의 온도가 평균 25℃ 아래였다.

이 에어컨 안에는 물을 증발시킬 수 있는 장비와 선풍기 한 대가 들어 있는 정도로, 일반 에어컨에 비해 매우 간단한 구조이다. 전기값 역시 선풍기 한두대를 돌리는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제습장치까지 장착한 것은 고성능이다. 제습이 되면 그만큼 냉방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에어컨 역시 성능을 시험 중인데, 기존 에어컨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성능을 지녔다. 제습장치가 빨아들인 물기를 말리는 것은 80℃ 이하의 열로도 충분하다. 보통 공장에서는 1백℃ 이하의 열은 쓸모가 없어 대부분 버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에어컨을 사용하게 되면 전기 대신 이런 폐열을 이용할 수 있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특히 한여름에는 지역난방공사의 열 생산 장비가 많이 쉬게 된다. 또 이곳에서 생산하는 열은 90℃ 이하이다. 이런 열도 물 에어컨의 제습장치를 말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지역 난방공사의 열을 공급받는 아파트의 경우 가정에서 이 열로 물 에어컨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이대영 박사는 “이 에어컨이 냉방기 시장의 10%만 점유해도 우리나라의 전력 예비율을 1%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산화탄소도 발생하지 않으며, 환경유해물질인 CFC 계열의 냉매 사용에 대한 국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친환경 에어컨인 셈이다.

현재 개발한 실험용 시제품은 크기가 폭 1m, 깊이 50.5㎝, 높이 1.85m로 상당히 크다. 물론 실험실에서 얼기설기 만든 것이기 때문에 상품화를 위해 다시 설계하면 좀더 작아질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의 에어컨이 우리에게 선보일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naxta

출처 : 건축설비 SHOP-DWG
글쓴이 : 전정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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