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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버지께 드린 마지막 선물 [감동다큐]

heatingkim 2018. 1. 29. 10:31

아버지께 드린 마지막 선물 [감동다큐]



사람은 누구나 숙명과 운명을 동시에
부여받고 태어난다고 한다.
숙명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코 고칠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 보니 첩첩산골이었고
가난한 늙은 아버지의 막내 아들이었다.
6.25의 포성이 막 가셨지만 보릿고개의
긴 장막이 내 유년 시절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버지의 막내 사랑은 끔찍하셔서
들로 산으로 다니시면서 온갖
먹거리로 내 배를 채워 주셨다.
봄에는 찔레와 오디를 따서 주셨고
여름에는 산딸기를 따다 주셨다.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도
늙은 아버지가 먹거리를 들고 나타나시면
까닭없이 자리를 피하곤 하였다.
먹거리의 달콤함 보다도 허리굽고 늙은
아버지가 더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가난의 세월을 뛰어 넘지 못한 아버지는
나를 진학 시키지 못했다.
논으로 밭으로 데리고 다니시면서
농삿일을 가르치셨다.
나의 마음속에는 책만 어른거렸다.



서울로 가면 책을 실컷 읽고
지긋 지긋한 농삿일도 면할것 같았다.
나는 아버지를 뒤로 하고
서울행 야간 열차를 타고야 말았다.
아버지는 까맣게 잊고
서울시민이 되어 열심히 일을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했고
밤에는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며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내 어깨가 넓어지고 철이 조금 들 무렵이었다.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처음으로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나는 평화 시장으로 가서
아버지의 내의 한벌을 샀다.
정성껏 포장을 하여 소포로 보냈다.

항상 핫바지만 입고 살으셨던
아버지가 몹씨도 측은한 생각이 났던 것이다.
늦 여름이었지만 겨울이 빨리 돌아오는
지리산 기슭의 고향과 아버지가
문득 생각 났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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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김현피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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