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
어느날 우리집 개가 마구 짓길래 나가 보았다.
이상한 하얀 물체를 물어다 놓았다.
자세히 보니 허걱~
옆집 딸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하얀 토끼였다.
흙이 잔뜩 묻은 채 죽어있는 게 아닌가
등에 식은땀이 주르륵....
'아~ 이걸 어쩐다.
저 망할 눔의 개시끼!!'
지난번에도 옆집 가서 덩 싸고 와서 경고 먹었다.
그 다음날 저시끼가 몰래가서 또 덩을 싸고 혼날까 봐
흙으로 발로 살짝 묻고 왔다.
옆집 딸들이 놀다가 덩 밟았다고 난리가 났다.
'아~ 망할 눔의 개시끼!!
빨리 잡아먹어야지.'
암튼 완전범죄를 저지르기로 했다.
죽은 토끼를 깨끗이 씻어,
드라이기로 뽀송뽀송하게 말리고 향수도 뿌렸다.
이 정도면 자연사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담 너머로 누가 있는지 확인했다.
아무도 없길래 살금살금 넘어가서
토끼우리에 예쁘게 넣어두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왔다.
조금 있다가 비명이 들리고 난리가 났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담 너머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무슨일이유?" 하고 물었다.
그 집 딸들과 아저씨는 새파랗게 질린 채
"토끼가~ 또 또끼가...." 말을 못 했다.
난 양심을 쓰윽 문질러버리고,
"토끼가 어쨌단거유우?"
그러자 토끼 주인 왈
"어떤 미친 넘이 죽어서 땅에 묻은 토기를
깨끗이 빨아서 도로 토끼장에 넣어 놨어요."
출처 : 겨울 바다와 파도
글쓴이 : 영롱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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