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보자구요.

[스크랩] ~어제밤 마님~

heatingkim 2018. 9. 7. 10:50
 

 

"어제밤 마님"

 
어느 시골 깡촌마을 의원집에 새로 들어온
떠꺼머리 총각머슴이 있었다.

약간 아둔한 면은 있었으나 심성이 고와서
남을 속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일을 할 때에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므 로 쥔장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였다.

의원은 사람을 만날때 마다 침이 마르도록 이 머슴을 칭찬하였다.
머슴의 일하는 모습을 본 동리 사람들도 의원의 말 에 동조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하루는 이 머슴이 의원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며
머리를 긁적대는 모양새가 심상치를 않았다.

"나으리 어쩐지 요새 몸뚱이가 여기저기 굼실굼실하고
이상스러운 것 같아유. "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의원이 이 말을 듣고 머슴의 모습을 두루 살펴보았다.
하지만 의원이 보아하니 혈색이 별로 나쁜 것 같지도 않고 맥도 정상이었으므로,

"어디가 아픈게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머슴은 계면쩍은 표정을 지으며,

"꼭 집어서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데유, 어쩐지 여기가 거북스러워서요."

하면서 자신의 사타구니쪽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제야 눈치를 챈 의원은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 그 병이라면 그리 걱정할 것 없지.
내일 하루동안 시간을 줄테니 냉큼 읍내에 갔다 오너라.
그 병을 고치려면 읍 내 색시들밖에 없느리라."
나의사랑™
" 고맙습니다. "

머슴은 진정으로 주인에게 감사하여 몇번이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읍내 색시'가 뭘 뜻하는지는 잘 몰랐지만 일단은
자신의 병 치료를 위하여 주인이 소개장이라도 써주는
것인 줄 알고 뛸 듯이 기뻐하여 이 일을 안방 마님께 자랑하였다.

그러자 안방마님께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머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 일이라면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으니
이따가 날이 져물거든 나리가 안 계신 틈을 타서 몰래 내 방으로 살짝 건너오게."

이튿날이었다. 의원이 사랑에서 동네 사람들과
재미있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마침
그 머슴이 지나가는 모 습이 보였다.

머슴을 보자 의원이 평소의 버릇대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 애가 좀 전에 내가 이야기한 녀석이지요.
비록 머리는 약간 아둔하지만 일은 퍽이나 잘 한답니다."

그리고는 일하러 가는 머슴에게 넌즛이 물었다.

"그래 어떠냐? 네 병이 밤새 더욱 심해지지는 않은 것 같구나.
어찌 어제보다는 좀 나은 편이더냐? "

하자 머슴이 냉큼 대답하여 아뢰었다.

" 네, 나으리 이제는 가뿐하구만요.
그렇지 않아도 마님께 말씀드렸더니
어제밤에 무려 다섯번이나 고쳐주셨어유."

그러더니 무척이나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었다.

"마님 덕분에 아주 개운해져서 이제부턴 읍내 색시집에 안 가두 괜찮겠구먼요.


출처 : 쉘브르
글쓴이 : 물방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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