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최고의 운동 '춤'
◇춤, 순발력 담당하는 백근(白筋) 키워
나이가 들면 힘이 빠지고 순발력이 떨어지면서 잘 넘어진다. 이를 막으려면 '백근(白筋·속근)'을 키워야 한다. 백근은 보통 순발력을 낼 때 쓰는 근육으로 주로 엉덩이와 종아리에 분포해 있다.
◇뇌 건강하게 해 치매 예방
춤은 감성을 자극하고 동작 하나하나를 하려면 뇌를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인지능력이나 자각 능력이 향상된다.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환 교수는 "춤이 뇌를 활성화해 치매 개선에 도움된다는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걷기·스트레칭보다 춤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는 60~70대 건강한 노인 17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빨리 걷기 운동, 다른 그룹은 스트레칭, 마지막 그룹에는 포크댄스를 배우고 추게 했다. 주 3회 1시간씩 6개월간 시행하고 뇌 검사를 한 결과, 걷기와 스트레칭 그룹의 뇌 백질 크기는 약간 줄어 퇴행이 진행됐지만 춤을 춘 그룹은 뇌 백질 크기가 커졌다.
노인복지기관에서 무용 수업을 진행하는 사회복지사 7명을 심층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이 춤을 추면 성취감을 얻게 되고 대인관계가 개선 돼 사회성이 증진된다. 한창환 교수는 "춤을 추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때문에 우울증 극복에도 좋다"며 "춤을 통해 날카로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 부드러워지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긴밀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춤도 처방하는 시대
그렇다면 어떤 춤이 좋을까? 아직까지는 춤이 포괄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연구가 대다수이고, 춤의 어떤 동작이 효과를 보이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1월 제주한라병원 알레르기임상면역센터 노건웅 센터장이 탱고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탱고테라피학회를 창립했다. 노건웅 센터장은 "춤을 추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건강 상태에 맞춰 치료 효과를 내는 탱고의 동작을 처방하기 위해 학회를 창립했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15년간 탱고를 춘 베테랑 무용수이다. 왜 하필 탱고일까? 탱고는 한걸음 범위 안에서 동작이 이뤄지고, 속도 조절이 가능하며, 느린 속도로 춤을 춰도 운동 효과가 충분하기 때문에 노인이나 환자가 치료 목적으로 시도하기에 적합한 춤이라는 것이 노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탱고의 효과에 대한 논문들을 분석해 '탱고가 파킨슨병, 뇌졸중, 외상성 뇌 손상 등의 뇌신경 질환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리뷰 결과를 최근 국제 저널에 실었다.
노 센터장은 "탱고 발 동작 하나를 하려고 해도 몸에 수많은 근육이 움직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뇌의 신경네트워크가 활발히 움직인다"며 "뇌가 근본적으로 재생되는 효과가 있고, 뇌신경 질환으로 생긴 움직임 장애도 탱고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체력 살펴서 춤 선택해야
노인이 춤을 추고자 할 때는 먼저 자신의 체력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무릎관절염·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이 있다면 춤을 춘 후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스텝이 너무 빠르거나 점프 동작이 있는 춤은 부상 위험이 있다. 속도나 난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탭댄스나 플라맹고는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살사나 스윙은 리듬이 빠르고 역동적이라 어려울 수 있다.
차차차, 자이브 등은 동작이 크고 움직임의 범위가 넓어 어려울 수 있다.
탱고·왈츠는 느린 속도로 출 수 있으므로 시도해볼 수 있다.
라인댄스나, 건강댄스, 전통무용 등은 무리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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