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길을 걷다보면 무수히 많은 구두 뒤축과 마주친다.
운동화나 남성 정장화는 한쪽면이 먼저 닳아버린 신발이 많고,
하이힐의 경우에는 뒤축이 안쪽으로 휘어 걸음걸이가 불안정한 모양도 많다.
구두 뒤축을 보면 그 사람의 보행습관과 그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질병을 미리 유추해볼 수 있다.
구두 뒤축을 잘 살펴보자.
◇중심선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집게발 하이힐, 무릎 틀어져
구두는 신었을 때 특정한 방향으로의 기울어짐이 없이 편해야 하는데,
이것을 제화업계에서는 ‘센터가 맞는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최근 하이힐을 신고 걷는 젊은 여성들 중에서 유난히 걸음걸이가 불안한 경우가 있는데,
뒷굽을 유심히 살펴보면 굽이 안쪽으로 휘어져 구두굽이 집게발 같은 모양으로 휘어져
무릎 중심선에서 안쪽으로 쏠려 불안정하다.
제주 튼튼병원(안산·안양·일산·대전·제주·서울강동 네트워크) 관절센터 이광열 원장은
“이런 상태의 신발을 계속 신으면 걸음걸이가 안짱 걸음이 되면서
무릎의 내측으로 압력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 무릎 내측 공간이 좁아지고
내측 연골의 손상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어,
젊은 나이에도 슬개골 연화증으로 고생하거나
40~50대 나이에 조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발목의 불안정 상태로 발목염좌(발목삠)를 당하는 경우도 많은데,
발목 인대는 한번 늘어나면 쉽게 낫지 않기 때문에
삔 곳을 계속 삐는 습관성 염좌로 발전하게 된다.
발목과 무릎, 두 가지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남성화의 경우에는 굽의 마모도가 수평이 잘 맞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한 보행습관을 가질수록 마모형태가 수평에 가까운데 몸이 한쪽으로 기울었거나,
8자 걸음 같은 걸음걸이는 구두굽의 외측이 과하게 닳는 비대칭적인 모습이 나타난다.
몸의 균형이 비뚤어져 전신피로나 척추질환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
◇컨버스화, 운동화는 꺽어신는 게 제맛? 아킬레스 건 부담.
10대가 주로 신는 신발은 컨버스화나 편한 운동화가 많다.
하지만 편한 신발이라고 해도 신는 방법이 올바르지 않을 때는 족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운동화의 뒷 축을 꺽어신는 습관이 대표적이다.
신발의 뒷꿈치 부분에는 힐 카운터(heel counter)가 내장되어 있는데,
신발의 모양을 유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힐카운터를 발뒷꿈치로 꺽어서 신으면 힐카운터가 손상되면서
발뒤꿈치를 잡아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걸을 때 엄지발가락 부분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 발가락에 통증이 생기거나
덩달아 척추 주변 근육이 긴장해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아킬레스 건의 부담이다.
힐 카운터에는 패드가 대어져 있어 아킬레스건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뒷축을 꺽어 신으면 꺽인 뒤축이 자꾸 아킬레스건 부위를 자극해 붓고 통증이 생긴다.
아킬레스건이 발 뒤꿈치에 부착되어 있는 후종골과 아킬레스 건 사이에는
점액낭이 있는데 이 점액낭을 자극해 후종골점액낭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만약 신발을 꺽어신는 버릇이 있는데 발 뒤꿈치가 점점 두꺼워지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후종골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가 필요하다.
◇안신을 땐 신문지로 힐 카운터 지지, 질질 끄는 보행 습관 버려야.
하이힐 뒷굽의 변형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3~4㎝정도로 낮고 무게중심이 안정적인 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높은 굽이 신고 싶다면 구두를 선택할 때 밑창과 굽이 충분히 탄력이 있고 강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굽이 가는것 보다는 굽에 적당히 두께가 있는 것이 굽이 휘는 현상이 덜하다.
일단 한번 굽이 안쪽으로 휘어졌다면 굽을 통째로 갈거나 신발을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운동화나 구두나 신발을 신지 않을 때는
속에 신문지같은 충전재를 충분히 채워 힐카운터가 무너지지 않게 잘 지지해준다.
꺽어신거나, 사이즈가 작은 신발을 신는 습관은 절대 금물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보행습관이다.
발을 질질 끄는 습관, 8자 걸음은 구두를 손상시키고 결국 무릎과 척추에도 악영향을 준다.
양발은 11자에서 발끝이 살짝 벌어지는 정도를 유지하고
보행을 할 때는 발바닥->발가락 순서로 둥글게 동글리는 것 같이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어깨를 늘어뜨리거나 목을 앞으로 내밀게 되면 발끝이 바닥에 끌리기 때문에 몸은 곧게 펴도록 한다.
이광열 원장은 “슬개골 연화증 초기일 때는 물리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연골이 푸슬푸슬 일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라면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무릎 관절속으로 1㎝ 미만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가 달린 관절 내시경을 삽입해 관절상태를 모니터로 확인하면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연골면을 정리해주는 수술이다.
수술후 회복이 빠르고 정확히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