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보자구요.

[스크랩] 울 어매가 웬수여

heatingkim 2018. 4. 27. 11:23



울 어매가 웬수여/엘튼정


취직하기가 그래 어렵다 카는 요즘
내도 밸 수없이 백수 대열에 끼어가

노총각 딱지까지 떡하이
이마에 붙이고 살다 보니
허구한 날 술로 심사를 달래다

그 날도 포장마차에서
한 잔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가스나가
포장마차 주인 아지매한테

즈그 사장님이
아프리카 지사에 근무할 직원을
한 명 뽑아야 카는데
퍼뜩 구해오라 캤다 카믄서
쓸 만한 사람 엄나 이카능기라

그 말에 귀가 번쩍 뜨여
내 쫌 써 주모 안되겠냐 카니까

이것저것 묻더니만
내일 이력서 가지고
즈그 회사로 오라 카능기라

그래 내 다음날 가가꼬 면접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합격이 되가꼬
한 달간 교육을 받고
드디어 내일 새벽 4시 비행기로
출국을 하게 된기라

그래가 꼬치장에 된장에
3년 입을 빤쓰까지
바리바리 싸 가꼬는

공항 근처 모텔에 여장을 풀어 노코
저녁 묵꼬 드가서 쉴라꼬
음식점을 나서는데
가스나가 배웅해 줄라꼬 왔다 카면서 나타난기라

그래 고맙따꼬 인사하고 한 잔하는데
가서 3년만 견디면
본사로 오게 힘써 줄 테니
열심히 해보라 카면서
격려를 하능기라

그라매 하는 말이
내를 첨 본 순간부터 맘에 있었다 카믄서
기다리겠다 그카능기라

내 넘 감동해가꼬 찔찔 짜매
끼 안꼬 뽀뽀도 하고 카다보이
흑심이 생기능기라

그래 이참에 도장 콱 찍어뿔자 맘 묵고
모텔로 델꼬 와가
3년 후 껄 가불 쫌 할라꼬
막 무드 쫌 잡을라 카는데
누가 초인종을 누르능기라

나가보니
3년 동안 3대 독자 외아들 못 볼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져
배웅하러 왔다 카면서
울 엄니가 떡하니 서 있는기라

그래 들어오시라 카고
얼떨결에 인사시키고 난 다음
이제 아들 얼굴 봤으니
걱정 말고 집에 가라 떠밀었더니
비행기에 타능 걸 보고 가야 한다 카매
빨리 자자 이카능기라

그라고는 떡하니 가운데 디비 누워
삼팔선을 만들어 노코는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매 자능기라

그래 내 삼팔선을 슬쩍 넘어갈라 카면
어매가 뒤척이고
돌아갈라 카면
어매가 발로 차는 바람에
머리통에 혹까지 생겼능기라

우짜겐노
어매가 깊은 잠에
빠지길 기다렸다가
드디어 삼팔선을 넘어가가꼬
막 검문검색을 시작하는 순간

야들아 비행기 탈 시간이다
고마 일라자 이카능기라

어매요, 당신 울 어매 맞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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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엘튼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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