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다 말고
한 친구가 어쩐 일인지
늘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야, 나 기운 없어 죽겠다.
젊은 녀석이 만나기만 하면
그런 소리나 하냐, 안됐다.
대체 왜 그래?"
너도 내 입장이 되어 봐라.
너야 부모님 밑에서 잘 먹고 지내지만
나야 어디 그러냐? 아버지 어머니 다 돌아가시고
형수 밑에서 얻어먹는데.
형수가 굶기기라도 해 ?
굶기기야 하겠냐 ?
밥을 준다는 게
맨 날 눌은밥이야.
이젠 누룽지만 보면
신물이 난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너 걱정하지 마라.
좋은 수가 있다."
어떻게 ?"
아무 생각말고
내일 아침 니네 집앞에서
핸드폰할께 화장실에 가있어
그리고 내가 묻는 말에 시키는 대로
대답이나 하면 돼.
친구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이른 후
돌아갔다.
다음날 그 친구가 찾아왔다.
형수님, 안녕하십니까 ?
그런데 얘는 어디 갔습니까 ?"
도련님은 화장실에 가셨는데
좀 기다리시죠."
아닙니다.
제가 좀 급해서요
잠깐만요.
친구는 화장실 문을 조금열어 놓고
큰 소리로 이야기했다.
야, 너 물건 한번 되게 크다. ㅎㅎ
무얼 먹는데 그래 ?
맨 날 누룽지지 뭐,"
야 너 누른밥 한 해 먹고 이렇게 크면,
한 해만 더 먹으면 상대할 여자가 없겠다 .
형수는 부엌에서
밥하다 말고 이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다시는 시동생에게 누룽지를 주지 않았다.
그 좋은 누룽지는
매일 매일 형님 차지지.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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