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보자구요.

[스크랩] 할매한테 빼앗긴 남친

heatingkim 2018. 11. 13. 22:26


 



할매한테 빼앗긴 남친/엘튼정


만난 지 한달만에 서로에게
포옥 빠져서 장래를 같이 하기로 했는데
취직을 못한 백수다 보니
도저히 장모님이 허락을 안 해 줄 것 같다능기라


그래 둘이서 궁리를 하다가
혼수를 먼저 준비하면
하는 수 없이 허락하실 것 같아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만들 수 있는
길일을 택해 작전에 들어간능기라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어느 날 밤
장모님이 외출한 틈을 타
그녀의 방에서 부둥켜 앉고 
다른 사람들이 넘보지 못하게
퉤! 퉤! 퉤!
서로에게 침을 뱉어 놓은 다음


우리의 귀하디귀한 아들이 될
장군감의 씨앗을
그녀에게 전해주려는 찰라


금자야 카매 갑자기
장모님이 들어 오신기라


둘이 사색이 되어
어디 숨을 데 없나 살피다가
급한 김에 하는 수 없이
마네킹이 되기로 하고
빨가벗은 채 벽에 기대어
마네킹 행세를 하고 서 있었능기라


그래 장모님이 방으로 들어오기 무섭게
그녀가 엄마 놀라지마!
내가 하도 심심하고 적적해서 사다놓은
남자 마네킹이야 카능기라


장모님이 깜짝 놀라며
남사시럽거로 이런 걸 집에 두었다가
남들이 보면 변태라꼬
손가락질 할끼라며
퍼뜩 갔다 버리자 카며 서두르다


내 자존심을 멍하니 쳐다보더니
우째 이리도 크고 실하게 잘 만들었노
요즘 참말로 기술 좋테이 카는데
갑자기 그놈아가 한대 맞았다고
성질을 내면서
피노키오 코 같이 엄청시리 커지능기라


그래 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장모님이 하이고 마 자동이네
비싸게 샀겠다며
아깝지만 퍼뜩 갔다 버리자 카고
밖으로 끌고 나가능기라


하는 수 없이 둘이
간신히 밖으로 끌어냈는데

때마침 폐지 줍는 할매가 다가오더니
이 마네킹 버리능겁니까 카고 물으니
장모님이 그렇다카며
좀 치워달라 카능기라


할매가 폐지 줍는 리어카에
내를 밀어 올려 싣고는

하이고마 오늘 횡재한기라
마네킹이 새 거라 비싸게 쳐 주겠다 카며
고물상으로 끌고 가능기라


그래 내 할매요
사실 내가 마네킹이 아니고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됐다고 하니까


그라모 니 참말로 사람이가 카면서
이리저리 살펴 보더니

하이고 하나님 고맙심니더


내 나이 서른에 혼자되어
50년째 혼자 살고 있는데
하도 불쌍해가 하나님이
니를 점지해 주셨능갑다 카매

자기 집으로 끌고 가서는


내 목욕재개 하고 나올테니
조금만 기다리라카며
욕실로 드가능기라

내 그 틈을 타서 간신히 줄행랑쳤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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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엘튼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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